여름날 발견한 작은 행복, 페라리 로제와의 달콤한 만남
더운 여름, 문득 시원한 스파클링 와인이 떠올랐어요. 평소 즐겨 마시는 프로세코나 까바 대신 이번엔 뭔가 특별한 걸 마시고 싶어서 와인샵을 둘러보다가 발견한 페라리 로제를 골랐답니다.
예상 밖의 발견
'페라리? 그 자동차 회사인가?' 하고 순간 멈칫했는데, 알고 보니 전혀 다른 이야기더라고요. 1902년부터 이어온 이탈리아 와이너리라고 해요. 와인 가게 점원님이 꽤 오래된 와이너리라며 추천해주셨는데, 로제 스파클링이라는 말에 믿고 한 번 시도해보기로 했죠.
재미있는 건 이 와인이 1972년 어떤 결혼식을 위해 처음 만들어졌다는 거예요. 그래서일까요? 집에 와서 찾아보니 나름 유서 깊은 와인이더라고요.
첫 만남의 설렘
남편이 늦게 들어오는 날이라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려고 했는데, 마침 옆집 언니가 놀러와서 함께 마시게 됐어요. 사실 혼자 마시는 것보다 함께 마시니 더 좋더라고요.
코르크를 뽑는 순간 경쾌한 '팝' 소리와 함께 피어오르는 향이 기분 좋았어요. 글라스에 따르자 연한 핑크빛 속에서 올라오는 작은 버블들이 너무 예쁘더라고요. 동영상도 한 번 찍어봤는데, 계속 올라오는 버블이 마치 작은 축제 같았어요.
예상 밖의 맛
사실 저는 로제 와인이 달달할 거라고 생각했거든요. 그동데 이 와인은 달기보다는 상큼하고 깔끔한 맛이 더 강했어요. 첫 모금에서 느껴지는 새콤달콤한 산딸기 맛, 그리고 은은하게 퍼지는 꽃향기가 참 인상적이었어요.
특히 좋았던 건 기포가 너무 강하지 않다는 거예요. 가끔 탄산이 너무 강한 스파클링을 마시면 속이 불편할 때가 있는데, 이 와인은 부드럽게 넘어가서 편하게 마실 수 있었어요.
피노 누아랑 샤르도네를 섞어서 만들었다고 하던데, 이렇게 조합하니 더 맛있는 와인이 되나 봐요. 알코올은 12.5도라는데, 생각보다 전혀 부담스럽지 않았어요.
즉흥적인 페어링
마침 냉장고에 있던 부라타 치즈랑 같이 먹었는데, 이게 웬걸! 진짜 찰떡궁합이더라고요. 치즈의 부드러운 맛과 와인의 상큼함이 만나니까 둘 다 더 맛있어졌어요.
나중에는 남편이 사온 딸기 케이크랑도 한 잔 했는데, 이것도 의외로 잘 어울렸어요. 디저트와 함께 하니 와인의 산뜻한 맛이 더 살아나는 것 같았어요.
솔직한 후기
가격이 9만원 정도로 평소 제가 마시는 스파클링보다는 조금 비싼 편이에요. 특별한 날 아니면 자주 마시기는 부담스럽겠지만, 기념일이나 특별한 모임에는 충분히 가치 있는 선택일 것 같아요.
한 가지 팁을 드리자면, 너무 차갑게 마시지 마세요. 처음에는 차갑게 마셨다가 조금 시간이 지나고 온도가 올라가니까 향이 더 풍부하게 느껴지더라고요.
오늘따라 혼자 마시려고 했던 와인을 이웃과 나누어 마시게 되어서 더 특별했던 것 같아요. 역시 맛있는 건 함께 나눠 마실 때 더 맛있나 봐요.
다음에는 어떤 와인을 만나게 될지 벌써부터 기대되네요! 🍷✨